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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바람

by B&W posted Apr 2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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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지나지 않는 길가에서 후드득 비둘기가 날아올랐다. 입춘도 지났는데 보이지 않는 바람은 여전히 차고 단단하기만 하다. 



신천동 - 사이

by B&W posted May 0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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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거리를 오토바이가 달려간다. 등 뒤로 쏟아지는 오후의 햇살을 뚫고 오토바이가 무심히 달려간다. 시간과 시간, 날과 날 사이를 명확하게 가를 수 있다면 그 사이로 무엇을 볼 수 있을까? 겨울과 봄 사이에 긴 하루가 또 그렇게 지고 있다. 




마스크

by B&W posted May 0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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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비었던 거리가 오늘은 장날처럼 북적거린다. 이미 180번까지의 대기 줄은 오래전에 끝났지만 1인당 5개 한도의 착한 정부 마스크를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 사이로 분노가 바이러스처럼 퍼진다. 이 서글픈 빗속의 원망들을 도대체 누가 책임져야 할까? 




가족

by B&W posted May 0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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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모두가 어디를 가는 것일까? 아니면 이 골목 어느 집을 다녀오는 것일까? 가뜩이나 낡고 휑했던 골목이 모처럼 환해졌다. 그래! 가족이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타인의 그림자

by B&W posted May 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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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간의 시간만으로 타인의 시선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골목에 적을 두고 그들과 부대끼지 않는 이상 이 골목을, 이 마을의 사람들을 온전히 이해한다고 할 수 있을까? 여전히 나는 이 골목을 서성이는 타인의 그림자와 같다.  




그림자

by B&W posted May 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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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오후가 또 길게 눕는다. 날마다 짙어지는 봄 햇살에도 바이러스는 온통 도시를 엄습하고 침묵의 불안한 그림자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언제쯤이면 햇살이 다시금 햇살이 되고, 그림자가 그림자가 되며 봄 결 위를 상큼 걷는 발걸음이 될까? 




신천동 - 한 켠

by B&W posted May 1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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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를 갈고 커피를 내린다. 짙은 커피를 마시면서도 달달한 다방커피가 또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낡은 사진의 달달한 그 맛이 그리운 것일까? 아니면 실없는 농담이 오가는 다방의 달달한 풍경이 새삼 그리운 나이가 된 것일까?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사진을 들여다본다. 도시의 한 켠이 마치 커피처럼 쓰다. 




신천동 - 오후

by B&W posted May 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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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가 저문다. 마치 낙엽처럼, 노년처럼, 그렇게 오후가 저문다. 내 청춘의 봄날은 다 어디 가고 희미한 봄날의 기억만 편린처럼 남아 이렇게 저물어 가는 것인가? 혼자 돌아가는 귀갓길은 또 얼마나 멀고 캄캄할까?




신천동 - 깊고도 높은 골목

by B&W posted Jun 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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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깊고도 높은 언덕 골목의 끝은 어디쯤일까? 골목을 바삐 오르는 사람의 발소리도, 그것을 지켜보는 나도 숨이 가쁘다.




비 오는 날

by B&W posted Jun 2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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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고 낡은 골목에 비가 내린다. 오래전 입춘도 지났으니 봄비가 틀림은 없으련만 골목엔 아직도 겨울이 그림자처럼 남아 있다. 이 비 그치고 귓가에 바람이 살랑거리면, 담장 아래 다시금 새싹이 돋아나면, 지나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지면 봄이 온 것일까? 정말로 그 봄이 다시 온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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