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몇 년 전, 무더운 어느 여름날에 그 소년을 만났다. 여느 도시의 아이들과는 달랐던, 그래서 유난히도 더웠던 날씨만큼이나 기억에 각인되어 있는 소년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그날 나는 이 소년에게서 백안동의 어렴풋한 모습을 보았는지도 몰랐다.
벌써 몇 년 전, 무더운 어느 여름날에 그 소년을 만났다. 여느 도시의 아이들과는 달랐던, 그래서 유난히도 더웠던 날씨만큼이나 기억에 각인되어 있는 소년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그날 나는 이 소년에게서 백안동의 어렴풋한 모습을 보았는지도 몰랐다.
창문을 통해 밖의 풍경이, 소리가, 세상이 안이 되어 들어 오기도 하고 때로는 안의 삶이 밖으로 새 나가기도 한다. 그래서 창문은 때로 닫히기도 하고 때로 열리기도 한다. 굳게 닫힌 창문 아래의 낙서는 누구와 이야기하고 싶은 흔적이었을까? 아니면 열리지 않는 마음을 향한 외침이었을까?
삶에 있어서 광대가 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카메라 앞에 설 때도 마찬가지다.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다시 볼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애틋함이란 기억의 어느 한 켠에서 똬리를 틀고 있다가 어느 순간엔가 그리움이 되어 밀려올 수도 있다는 것을...
왁자지껄함이 사라진 시장의 밤은 고독하다. 버스정류장 어귀에서부터 내린 어둠은 바삐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따라 더 빨리, 더 짙게 길 위에 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