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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신천 - 빈 방

by B&W posted Feb 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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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동안 무책임한 자연의 비유를 경계하느라 거리에서 시를 만들었다. 거리의 상상력은 고통이었고 나는 그 고통을 사랑하였다. 그러나 위대한 잠언이 자연 속에 있음을 나는 믿는다. 그러한 믿음이 언젠가 나를 부를 것이다. 나는 따라갈 준비가 되어있다. 눈이 쏟아질듯하다." -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 시작(詩作) 메모 중에서 -


그가 잠언을 찾아 떠난 빈 집에서, 빈 방에 홀로 남은 그의 쓸쓸한 사랑의 그림자를 보고 있다. 나는 아직도 그 빈 방에 들어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들어서야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렇게 몇 년째 나무처럼 서 있다. 빈 집에 가녀린 햇살이 잠긴다. 



동신교 - 집으로

by B&W posted Jan 0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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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나 또는 가족이 쉬거나 함께하는 공간이기도 할 것이며 누군가에게는 은밀한 비밀의 영역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집이 가지는 함의는 이러한 통속적 의미를 넘어서는 것이리라.

 

집이 '안(內)'의 세계라면 집 이외의 모든 세계는 '밖(外)'의 세계다. 일, 직장, 사람과의 관계도 밖의 영역이다. 밖의 세계와 안의 세계 중간쯤에 '다리(橋)'가 존재한다. 그것은 현실이자 관념이다. 그런 점에서 '동신교'는 집으로 이어지는 통로이기도 하다. 


동신교에서 난, '빈방'으로 이어진 길고도 먼 '다리'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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