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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환성사

by B&W posted Sep 2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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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에 있는 큰아버님 묘소에 들리면서 무학산 자락의 천년고찰인 환성사에 다녀왔습니다.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것은 없지만 입구의 수월당과 몇 군데가 복원되어 있었습니다. 대구의 문화재 복원 전문가이신 차정보 형님의 손길을 거쳤다고 생각하니 좀 더 친근함이 묻어났습니다.


수월당에서 잠시 쉬다 성전암으로 다시 발길을 돌렸습니다. 예전 산비탈의 샛길은 아이들에게 무리가 있을듯하여 새로 길을 낸 곳을 따라 쉬엄쉬엄 걸어 올라갔습니다. 가는 길에 늦은 매미소리 하며 이름 모를 새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좀 더 귀를 귀울이자 후투둑 후투둑 떨어지는 도토리 열매 소리 하며, 나뭇가지 사이를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까지 들려왔습니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 이고지고 있었던 세상사 모든 근심을 어느덧잊어버리고 풍경과 소리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문득 세상사도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벗어나면 이리도 편한 것을 말입니다. 한 시간 남짓한 산행에서 얻으려고 마음 쓴 것은 없었지만 너무도 많은 것을 얻은 하루였습니다. 


사진은 환성사 일주문입니다. 원래 석기둥만 남아있는 것을 복원하였다고 합니다.


상대성 이론

by B&W posted Sep 2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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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사무실에 출근해서 사진작업실 청소도 하고, 쌓여있는 필름도 몇 롤 현상도 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문득 예전 딸 아이 사진을 보다 시간의 상대성을 실감합니다.

내 기억속의 시간이 느리게 움직이는만큼 현실의 시간은 더 빠르게 지나는가 봅니다.

소망하건데, 세월이 흘러 그 기억마저도 사라질 때, 세상에 대한 회한 한조각 남아있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눈내리는 마을

by B&W posted Dec 2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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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흐리다. 눈이 내렸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다 문득, 이 마을에 내렸던 눈을 떠 올린다. 어렸을 적 아득한 기억 속 너머의 눈은 소복이 쌓이는 것도 모자라 무릎 위까지 푹푹 잠겼다. 온종일 아이들은 비탈길 위에서 굴렀고 저녁 무렵쯤 반쯤 언 손을 녹이러 들어간 아랫목에는 할머니가 넣어둔 고구마 그릇이 채그락 거리는 소리를 내기도 했다. 내 기억 어디쯤에서 이러한 풍경은 더 이상 풍경이 되지 못하고 화석으로 잠들었을까? 오늘은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아주 많이...


욕망의 꽃

by B&W posted Sep 2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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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란 그런 것이다.

피었다가는 지고, 어느새 다시 피어나는 꽃과도 같은...




그림자

by B&W posted Sep 2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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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는 단순한 그림자가 아니다.

살아온 시간의 깊이다.

이리저리 휘어지다 끊어지기도 하고, 작아지거나 늘어나기도 하는 삶의 모습과도 같다.

소나무 숲에 가면 그림자가 둘이나 있다.

내 그림자가 소나무를 닮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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