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신천동

by B&W posted Dec 15, 2018
KKH05619er.jpg


KKH05620er.jpg


KKH05621er.jpg


우리의 삶이 시간의 연속이라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기억의 한 단면으로만 남는다. 끊어진 필름을 잇듯, 어쩌면 그 단면의 사이에 채워지는 것들은 길거나 혹은 짧은 삶에 대한 여백일지도 모른다. 어느 날 오후, 나는 신천동 그 골목의 끝자락에서 희미한 내 그림자를 밟고 서 있다.



신천 - 시간의 강가에서

by B&W posted Dec 01, 2019
H1901620er.jpg


밤을 새운 날은 그 밤의 크기만큼이나 강의 그림자가 깊어진다. 나이를 더할수록 강의 깊이는 알 수 없어지고 또 그만큼이나 낡아만 간다.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마치 벌레가 나뭇잎을 갉아먹는 것과도 같다. 때로는 드러나지 않는 것들이 더 명징하게 진실을 보여준다지만 새삼 이 꿈결같은 강가에 이러러서야 나는 비로소 금빛 시간의 벌레와 마주한다.



신천 - 노을

by B&W posted Mar 05, 2020
H1904744_Der.jpg


하늘이 다소곳이 물들었다. 강 건너 둑과 가로수에 이르기까지 지나간 계절의 흔적은 아직도 도처에 남아있는데 너의 마음은 마치 드러난 강바닥과 같이 상처투성이다. 다가갈수록 상처는 더 확연히 드러나는 법인가? 네 오래된 상처에 노을보다 붉은 봉숭아 물, 한 점 들이고 싶다. 




동부시장

by B&W posted Mar 26, 2020
김경훈


동인동 끝자락 동부시장은 그 긴 시간의 끝에 서 있다. 도시에서 어쩌면 재개발은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수십 년 이곳의 삶은 또 어디로 옮겨가 희미한 기억으로 남게 될까? 다시금 '김해통닭'의 닭볶음탕을 맛볼 수나 있을까? 어둑한 골목의 전등이 자꾸만 희미해진다.




집배원

by B&W posted Apr 21, 2020
김경훈.jpg


신천동 골목길을 집배원이 지나간다. 굽이굽이 꺾인 골목마다 사연 하나쯤 없는 곳이 어디 있을까? 젊은 집배원이 지난 길 위로 오후의 긴 나무 그림자가 편지 속 사연처럼 흐드러진다.




영주 가흥리 암각화와 마애삼존불상

by B&W posted Nov 22, 2018
externalFile.jpg


externalFile-1.jpg


선사시대의 기원이 천년전 신라시대로 이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몇 백년 후, 아니 몇 천년 후 우리의 기원은 어떤 형태로 남게 될런지 참으로 궁금하기도 합니다. 




지하철 - 정체성(正體性)

by B&W posted Feb 27, 2020
H1904393er.jpg


사람은 왜 ‘정체성(正體性)’에 집착할까? 가끔 불현듯 만나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비단 호모 사피엔스의 의문 때문만은 아니리라. 어쩌면 삶을 관통하고 있는 불확실성과 모호함에 대한 반작용의 영향이 더 큰 것은 아닐까? 내 사진, 아니 내게 있어 사진이란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끝나지 않을, 아니 애초부터 없는 것인지도 모를 그 희미한 그림자에 나는 매달려 있다. 




신천동 - 흔들리는 초상

by B&W posted Mar 04, 2020
H1904455er.jpg


신천동 거리의 밤은 깊어지는 것이 아니라 옅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옅어진 밤 사이로 한껏 취기가 오른 사람들이 지나거나 아직도 흥이 남아있는 사람들이며 뒤늦은 바쁜 걸음들이 옅은 어둠을 대신 채우기도 한다. 그러다 거리의 불빛이 하나 둘 잦아들면 다시금 하루가 시작되고 전봇대의 전단이며 빈 박스 사이로 어제의 초상이 그림자처럼 남아 흔들린다.




송라시장 - 뒤안길

by B&W posted Apr 27, 2020
김경훈.jpg


시장 뒷모습은 마치 사람의 뒷모습을 닮았다. 앞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뒷모습에서 아련히 배어 나온다. 삶의 뒤안길이 이러한 모습일까? 낡은 천막 위로 다시금 눈이라도 쌓였으면 좋겠다.




신천 - 시간

by B&W posted Jan 17, 2019
KKH07447er.jpg


정면을 바라본다는 것은 모든 것을 보는 것과 다름이 없다. 어느 날, 정면으로 바라본 시간이 풍경처럼 멈춰 서 있다. 사람들의 움직임도 없고, 그  흔한 새들의 날갯짓도 없다. 어느 순간 정지한 시간이 활시위처럼 팽팽히 당겨진다. 끊어질듯한 정적이 강 위로 흐른다. 아 그러고 보니 사진의 시간도 삶도 시간도 그렇게 닮아 있다.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20 Next
/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