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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신천 - 겨울을 보내며

by B&W posted Oct 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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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묘같이 까슬한 흑백의 시간도 이제는 보내야 할 때다. 도둑과도 같은 봄날은 사방에서 아우성인데 얼마나 많은 낮과 밤을 겪어야 다시 너를 만나게 될까? 보내는 모든 것들은 아쉬움이 남는 법이라지만 봄꽃보다 더 짙은 이 그림자는 도대체 어찌해야 할까? 




신천 - 여름

by B&W posted Dec 1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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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신천을 스쳐 지나갔다. 지난겨울의 소묘와 같던 그 풍경은 모두 어디로 가고 한 여름의 눅눅하고 후텁지근한 모습으로 남았는가? 매미소리 한 점도 들리지 않는, 짙푸르다 못해 강 속으로 절명한 모습이 바로 이런 것인가? 바람 한 점 없는 강가의 여름 한가운데 시간이 그렇게 멈춰 서있다. 아! 기나긴 여름이여, 지나간 청춘이여!




신천동 - 성우네 토스트

by B&W posted Apr 01, 2020
신천동.김경훈


부부가 빵도 굽고 라면도 끓이며 김밥도 만다. 때로는 낮술을 기울이는 노인네들이 보일 때도 있고 저녁 무렵이면 성당에서 나와 생맥주를 마시는 성도들도 있다. 성우네 토스트는 토스트만 팔진 않는다. 성당에 하나님 말씀만 있지 않듯 성우네 토스트에서는 가끔 버터보다 더 달달한 말씀이 토스트처럼 익어갈 때도 있다.




신천동 - 골목

by B&W posted Apr 03, 2020
김경훈 bwlab 신천동


크리스마스 이브, 신천동 골목을 걸어간다. 유치원에서 나온 아이들이 엄마 손을 붙잡고 재잘거리며 지나기도 하고 때로 청년의 종종걸음은 이내 시야에서 사라지기도 한다. 오후의 늦은 빛이 어느 집 앞에 모여있다. 고개 숙인 그녀의 순간은 사진으로 남을 수도 있겠지만 청춘의 그 짧은 기억들은 이제 흔적마저도 가물거린다. 시간의 골목길에 볕이 저물어가고 있다.




신천동 - 그림자

by B&W posted Apr 05, 2020
김경훈 bwlab 그림자


골목의 시간보다
그림자가 더 크고 깊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신천동 - 길

by B&W posted Apr 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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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절없는 시간은 저무는데 길은 어디로 이어지고 있는가? 이제는 없는 허망한 어제와, 늘 기로에 서야 하는 오늘과, 실낱같은 내일이 교차하는 저 수많은 선들의 길 위에서 나는 무엇 때문에 걷고 있는가? 또 당신은 어디쯤에서 나를 보고 있는가? 아니 있기나 한가?




신천동 - 이름

by B&W posted Apr 1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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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름 없는 시장 골목, 오후 사이로 오토바이가 시간처럼 지나가고 그림자처럼 남아있던 이름들은 들판의 허수아비들처럼 낡아가고 있다.




버스정류장 - 불명확(不明確)

by B&W posted Apr 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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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은 늘 그 자리에 있는데 변하는 것은 지나는 사람들이다. 이런저런 삶들이 모여였다가 어디론가 사라지는 곳은 비단 버스정류장만은 아니리라. 내 인생에 있어 정류장은 얼마나, 또 어느 정도의 간격으로 남아 있을까? 그리 길지도 않은 삶이겠지만 산다는 게 참으로 명확하지 않다.  




시장 - 혼자 가는 길

by B&W posted Feb 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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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뒤, 골목길을 지나간다. 어제를 지나, 오늘을 넘어, 내일의 길을 꼬불꼬불 지나간다. 플라타너스 잎이 바람에 흔들려 바스락거리고 짙은 커피향이 골목에 흔적처럼 남아 있다. 내 삶의 뒤안길도 이러할까? 시장 뒤, 어둑한 골목길을 나 홀로 걸어가고 있다.



신천 - 지하도

by B&W posted Mar 25, 2020
김경훈


지하도를 지난다. 지하도 이쪽에서 저쪽의 빛을 들여다본다. 출구와 입구의 결정은 양자역학의 관점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어쩌면 본다는 것, 산다는 것도 마찬가지리라. 그런데 그게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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