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면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굳이 말하거나 보여주지 않아도 차고 넘치는 향기가 있다.
만나면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굳이 말하거나 보여주지 않아도 차고 넘치는 향기가 있다.
호모사피엔스로서의 삶은 과연 행복한 것일까? 누군가 그랬다. 현재의 기술이 없었다면 인류의 1/10은 없었을 것이라고. 그래도 의문이 든다. 인류가 더 많이 번성하고 더 많은 지식과 기술을 쌓아 놓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연 행복한 것일까?
언제 이런 사진을 찍었나 싶다. 그런데 사진을 들여다보다 문득 '백동 나비' 시가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 내 나이도 저물어 가는 때인가 보다.
경산에 있는 큰아버님 묘소에 들리면서 무학산 자락의 천년고찰인 환성사에 다녀왔습니다.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것은 없지만 입구의 수월당과 몇 군데가 복원되어 있었습니다. 대구의 문화재 복원 전문가이신 차정보 형님의 손길을 거쳤다고 생각하니 좀 더 친근함이 묻어났습니다.
수월당에서 잠시 쉬다 성전암으로 다시 발길을 돌렸습니다. 예전 산비탈의 샛길은 아이들에게 무리가 있을듯하여 새로 길을 낸 곳을 따라 쉬엄쉬엄 걸어 올라갔습니다. 가는 길에 늦은 매미소리 하며 이름 모를 새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좀 더 귀를 귀울이자 후투둑 후투둑 떨어지는 도토리 열매 소리 하며, 나뭇가지 사이를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까지 들려왔습니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 이고지고 있었던 세상사 모든 근심을 어느덧 다 잊어버리고 풍경과 소리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문득 세상사도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벗어나면 이리도 편한 것을 말입니다. 한 시간 남짓한 산행에서 얻으려고 마음 쓴 것은 없었지만 너무도 많은 것을 얻은 하루였습니다.
사진은 환성사 일주문입니다. 원래 석기둥만 남아있는 것을 복원하였다고 합니다.
환성사. 참으로 아련함이 감도는 사찰이다. 일주문도 다시 세워졌고 수월관과 그 앞의 연못도 저처럼 다시 복원되었는데 언제쯤이면 그 옛날의 영화를 만날 수 있을까? 전해오는 옛이야기가 번뇌처럼 아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