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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거리

by B&W posted Nov 2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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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에서 만나는 거리는 또 다른 새로움일 것이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니 막상 거리에서 만나는 삶들은 별반 다를게 없었습니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이나 분주한 상점 앞의 인파, 무심히 지나가는 쇼윈도와 성당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미지에 대한 설레임이 그와 같은 허상의 기대를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담 - 흔적

by B&W posted Nov 2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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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은 시간의 길이만큼 깊은 법이다. 켜켜이 쌓인 시간은 누구의 기쁨이었고, 누구의 분노였으며 누구의 슬픔과 누구의 즐거움이었을까? 오늘따라 오르막이 더욱 가파르다




신천동 - 직관(直觀)

by B&W posted Nov 2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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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햇살이 골목으로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환각이었을까? 뷰파인더 속에서 아이는 햇살과 같았다. 햇살을 뚫고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일까? 세상이, 삶이, 좀 더 직관적이었으면 좋겠다.




동인동 - 여름 골목

by B&W posted Nov 2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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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동 일대는 여전히 미개발 지역입니다. 요즘 들어 재개발이 확정된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동네 안쪽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미로와도 같은 골목과 마주합니다. 가끔은 할머니들이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생선을 굽는 냅새가 흘러 나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떤 집은 이미 오래전에 주인이 떠난 듯 굳게 닫힌 문과 무심한 풀들이 담장만큼 자라 있기도 합니다. 오래전에 이 길로 총총걸음으로 지났을 학생들과 뒷짐을 지고 헛기침을 하며 느릿느릿 걷는 할아버지와 꼬부랑 지팡이의 할머니도 지났을 것이며 머리에 고무대야를 인 어미니와 자전거를 탄 아버지도 지났겠지요. 현실과 기억은 동인동 길에서 서로 구부러져 교차하고 있고, 그 위로 6월이 햇살만이 말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대곡역

by B&W posted Dec 0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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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향해 가는 것일까? 계단을 바삐 오르는 숨 가쁜 소리에 한여름의 더위가 그대로 묻어난다. 전쟁과도 같은 이 계단의 끝에서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버스정류장

by B&W posted Dec 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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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버스정류장의 시간은 어쩌면 조금 더 빠를지도 모른다. 저들이 기다리는 것은 버스가 아니라 내일이고 미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스치고 지났다. 버스정류장 한 켠에서 만난 지난여름의 아침이 새삼 그리워진다.



복자성당

by B&W posted Dec 0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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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만 보면 가까이 있는 소중한 것들을 미처 헤아리지 못하기 일쑤이다. 가까이 있는 것들만 챙기다 보면 한발 더 멀어지는 게 꿈인지도 모른다. 지천명(知天命)을 지나면서도 조화롭게 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영주 가흥동 마애삼존불

by B&W posted Dec 0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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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암벽에 부조(浮彫) ∙ 선각(線刻) 등으로 불상을 나타낸 것을 마애불(磨崖佛)이라고 합니다. 영주 가흥리 도로변 강가 바위면의 불상도 마애삼존불로 불립니다. 자연암벽을 이용한 연꽃과 꽃, 사실적 형태는 통일신라 시대의 경향을 보여주는 특징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같은 바위면 한 켠에는 선사시대의 암각화가 새겨져 있어 천년의 세월을 넘어서는 기원의 이어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종교적인 관점을 넘어 마애불이 지니고 있는 염원이 더욱 생생히 느껴지는 그런 모습입니다. 아무튼 국민 모두의 염원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역(驛)

by B&W posted Dec 0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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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였을까? 내게 역(驛)이란 '사평역에서'와 같은 아련함으로 먼저 다가온다. 단 한 번도 사평역에 가본적 없지만 역에 대한 느낌은 낡은 대합실과 흰 눈과 톱밥 난로며 톱밥을  던져 넣을 때마다 톡톡거리며 타올랐다가 이내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시간 속으로 마침내 마지막 열차의 긴 숨소리와 때를 맞추어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사람들 사이로 마치 오래된 소품처럼 그 자리에 남아있는 한 여인의 모습이다.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 그믐처럼 몇은 졸고 /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 청색의 손 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 만지작 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 모두들 알고 있었다. /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 쓴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 그래 지금은 모두들 /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 자정 넘으면 /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장을 달고 /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 사평역에서 / 곽재구



영주 가흥동 마애삼존불

by B&W posted Dec 0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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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디지털 카메라 사용비중이 높으면서도 여전히 흑백사진을 즐겨 찍는 이유는 피사체의 이야기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컬러사진을 흑백으로 변화하는 것이 아닌 흑백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흑백의 마음으로 소리로 들어 본 사람은 압니다. 얼마나 큰 경험과 즐거움을 주는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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