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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광장(廣場)

by B&W posted Dec 1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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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밀실과 광장이 맞뚫렸던 시절에, 사람은 속은 편했다. 광장만이 있고 밀실이 없었던 중들과 임금들의 시절에, 세상은 아무 일 없었다. 밀실과 광장이 갈라지던 날부터, 괴로움이 비롯했다. 그 속에 목숨을 묻고 싶은 광장을 끝내 찾지 못할 때,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최인훈 '광장' 중에서)


안타까운 노릇이지만 밀실이 밀실이 아니고, 광장이 광장이 아닌 마당에 밀실도 없고 광장 또한 없다.



출구(出口)

by B&W posted Dec 1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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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과 수평이 정확히 일치할 때의 안정감 못지않게 기울어지거나 어긋나 보이는 프레임은 극적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삶도 이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신천동

by B&W posted Dec 1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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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이 시간의 연속이라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기억의 한 단면으로만 남는다. 끊어진 필름을 잇듯, 어쩌면 그 단면의 사이에 채워지는 것들은 길거나 혹은 짧은 삶에 대한 여백일지도 모른다. 어느 날 오후, 나는 신천동 그 골목의 끝자락에서 희미한 내 그림자를 밟고 서 있다.



신천교

by B&W posted Dec 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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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인 것일까? 신천교를 지나는 그녀의 걸음이 빠르다. 가로등 위의 비둘기들은 그녀의 바쁜 월요일 아침을 무심히 지켜보고 있고 쌓일 듯  말 듯 한 눈처럼 강바람도 그렇게 스치고 지난다.



신천동 - 눈 오는 날

by B&W posted Dec 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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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城)으로 가는 언덕 골목길에 눈이 내린다. 사박사박 쌓이는 눈을 지나는 그녀의 빨간 우산이 골목에 가득 찼다. 문득 벽화 속에 사는 사람들이 궁금해졌다. 언덕 골목에 또다시 눈만 내리고 이윽고 성으로 향하는 길도, 나도 벽화처럼 눈 속에 묻혔다.



다시 아양교에서

by B&W posted Dec 2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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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소리에 눈을 떴다. 풀 향기 가득한 그녀의 젖은 머리카락이 그리워졌다. 다시금 찾은 어제의 강가에도 비는 내리고 그녀의 빈자리만 휑하니 남아있다.



선(線)과 면(面), 그리고 기억(記憶)

by B&W posted Dec 2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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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線)과 면(面)이 만나면 공간(空間)이 된다. 공간은 다시 누군가의 기억(記憶)이 되고 기억은 시간(時間)의 흔적(痕跡)으로 남는다. 고분군에서 나는 아득한 선과 면의 기억을 더듬고 있다.



시간의 무덤

by B&W posted Dec 2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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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없다, 현재라고 인식하는 순간 이미 그것은 과거가 된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늘 시간의 무덤 위에 서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by B&W posted Dec 2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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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눕는다. 고분 위에 그림자로 누운 나무는 오래도록 꿈을 꾼다. 지난 가을의 그 짙었던 향기와, 금계국 위로 무수히 쏟아지던 여름날의 푸른 별빛이며, 가지를 스치고 지나는 봄날의 바람결과도 같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젊은 날들의 초상에 대한 꿈을 꾸고 있다. 그러고 보니 한 겨울,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가련한 꿈을 꾸는 것은 어쩌면 나무가 아니라 나 인지도 모르겠다.



동신교 - 집으로

by B&W posted Jan 0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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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나 또는 가족이 쉬거나 함께하는 공간이기도 할 것이며 누군가에게는 은밀한 비밀의 영역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집이 가지는 함의는 이러한 통속적 의미를 넘어서는 것이리라.

 

집이 '안(內)'의 세계라면 집 이외의 모든 세계는 '밖(外)'의 세계다. 일, 직장, 사람과의 관계도 밖의 영역이다. 밖의 세계와 안의 세계 중간쯤에 '다리(橋)'가 존재한다. 그것은 현실이자 관념이다. 그런 점에서 '동신교'는 집으로 이어지는 통로이기도 하다. 


동신교에서 난, '빈방'으로 이어진 길고도 먼 '다리'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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