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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신천 - 꿈

by B&W posted Jan 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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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을 때, 더 멀리 보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빌딩과, 하늘과, 그리고 다리와 먼산에 이르기까지 보이는 것들을 넘어 석양에 빛나는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던 것들은 정녕 무엇이었을까? 문득 가슴이 뛰고, 나도 작은 바위처럼 아득한 봄날의 꿈을 꾼다.



신천 - 색(色)

by B&W posted Jan 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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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있어서 '色'이란 봄날의 무수한 꽃잎의 흩날림과도 같고, 여름날 소나기 뒤의 무지개나 나뭇잎의 짙푸른 살결과도 같으며, 가을날 온 세상을 물들이는 단풍의 소리와 낙엽의 짙은 향기와도 같고, 겨울날 시리도록 차가운 하늘과 그 하늘 아래 쌓인 끝도 없는 흰 설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계절이 지나고 나이를 먹을수록, 저 수많은 색 중에 나만의 색을 찾는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기만 하다.



신천 - 시간

by B&W posted Jan 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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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을 바라본다는 것은 모든 것을 보는 것과 다름이 없다. 어느 날, 정면으로 바라본 시간이 풍경처럼 멈춰 서 있다. 사람들의 움직임도 없고, 그  흔한 새들의 날갯짓도 없다. 어느 순간 정지한 시간이 활시위처럼 팽팽히 당겨진다. 끊어질듯한 정적이 강 위로 흐른다. 아 그러고 보니 사진의 시간도 삶도 시간도 그렇게 닮아 있다.



신천 - 소묘(素描)

by B&W posted Jan 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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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들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사람과의 관계도 그러하고 사진 또한 그러하다. 늘 옆에 있는 신천이지만 '소묘(素描)'와도 같이 사각거리는 풍경이 참으로 좋다.



신천 - 징검다리

by B&W posted Jan 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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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오랜 기억 속 징검다리가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국민학교 2학년쯤이었을까? 과수원 앞, 개울 위로 무수히 날던 고추잠자리와, 징검다리 사이를 감아 흐르던 물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한데 그 시절 친구들과 푸른날들의 시간은 다 어디로 가고 여기에 나만 홀로 있는 것일까? 신천, 돌다리 앞에서 시간의 강을 건너고 있다.



신천 - 심연(深淵)

by B&W posted Feb 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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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보다 허상이 더 많은 것을 보여 주듯이 거꾸로 보는 것이 더 많은 것을 담게 하기도 한다. 세월이 흘러간다는 것,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 그것은 높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깊어져야 하는 것임을 새삼 깨닫는다.


신천 - 여운(餘韻)

by B&W posted Feb 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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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컹철컹, 기차가 신천철도교 위를 지난다. 저 기차는 어디로 향하는 길이길래 이토록 긴 여운으로 남아 귓가를 맴도는 것일까? 누군가 "아쉬움이 사진의 맛"이라고 했지만 난 여전히 내 사진에서 아쉬움을 넘어 부족함을 본다. 철길 위를 지나는 기차소리처럼, 신천 강변을 지나는 저들의 뒷모습처럼, 내 사진도 긴 여운의 맛을 남겼으면 좋겠다.




신천 - 빈 방

by B&W posted Feb 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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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동안 무책임한 자연의 비유를 경계하느라 거리에서 시를 만들었다. 거리의 상상력은 고통이었고 나는 그 고통을 사랑하였다. 그러나 위대한 잠언이 자연 속에 있음을 나는 믿는다. 그러한 믿음이 언젠가 나를 부를 것이다. 나는 따라갈 준비가 되어있다. 눈이 쏟아질듯하다." -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 시작(詩作) 메모 중에서 -


그가 잠언을 찾아 떠난 빈 집에서, 빈 방에 홀로 남은 그의 쓸쓸한 사랑의 그림자를 보고 있다. 나는 아직도 그 빈 방에 들어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들어서야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렇게 몇 년째 나무처럼 서 있다. 빈 집에 가녀린 햇살이 잠긴다. 



거리 - 동성로

by B&W posted Feb 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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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거리에 혼(魂)이 없으랴. 기쁨과 슬픔이, 노여움과 즐거움이 햇살처럼 거리에 쏟아지는데, 그림자 같은 혼(魂) 한 조각 어찌 남아있지 않으랴. 나, 이제 네게 돌아가리라. 고통스러웠던 그 거리로 다시 들어가리라. 



거리 - 시선(視線)

by B&W posted Feb 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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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그 거리의 숲에는 깊고도 얕은, 명확하거나 모호한, 혹은 드러내거나 은밀한, 시선(視線)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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