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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신천 - 바람

by B&W posted Apr 1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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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메마른 가슴에 강바람의
파문이 남는다.
겨울 강이 쓸쓸하다.
너도 그럴까?





신천 - 소묘(素描)의 계절

by B&W posted Mar 24, 2020
김경훈


소묘(素描)의 계절이 왔다. 까쓸까쓸한 소묘의 계절이 왔다. 나무들은 저마다의 살갗을 온전히 드러내고 세련된 욕망과, 빌딩 뒤의 허무한 그림자와, 눈길조차  없는 차가운 도시의 소리는 점점 더 확연해진다. 때로 검거나 흰 것이 더 명확할 수도 있는 법이지만 마른 시선으로 어찌 젖은 삶의 너머를 볼 수 있을까? 풀잎이 눕는 강 너머로 소묘의 계절이 또 찾아왔다.




신천 - 징검다리

by B&W posted Mar 21, 2020
김경훈


기억이 과거와 현실의 모자이크듯이 징검다리는 과거와 현실을 이어주는 통로와도 같다. 그 징검다리 위로 사람들이 지나가고 앞서간 시간도, 함께 가는 세대도, 뒤따르는 회한도 기억이 되어 강에 쌓인다. 그리하여 어느 날 문득, 징검다리에서 건져 올리는 눈부신 기억의 비늘들이여!




서울역

by B&W posted Mar 17, 2020
김경훈


1980년 시계탑 앞의 그날은 다 어디로 가고 없는가? 지하철에서 에스컬레이터로 이어지는 공간은 온실의 돔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시간은 돌고 도는 것이 아니라 담배연기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아득한 기억만이 냄새처럼 남아 가슴에 배는 것을.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가? 떠밀려 올라탄 이 강은 또 어찌 건너야 하는가? 길을 잃을 것 같은 오늘은 그저 눈이라도 펑펑 내렸으면 좋겠다. 




신천 - 기억의 강

by B&W posted Mar 16, 2020
Kyounghun Kim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난 빈자리에 저녁이 물들기 시작한다. 세월은 그렇게 강물처럼 흘러 지금에 왔는데 이제는 흔적마저도 희미한 그 기억의 그림자는 마치 환등기의 한 장면처럼 멈춰서 있다. 어쩌면 기억의 강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잠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어느 날 문득, 물고기처럼 솟아올라 햇볕에 반짝이는 비늘로 온통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것인지도 모른다.




강가에 앉아

by B&W posted Feb 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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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 앉으면 소리가 들린다. 강을 건너온 바람 소리며 아직 건너편 마을 뒷산에 남아 흔들리는 때늦은 여름 나뭇잎의 속삭임과 강을 거슬러 오르는 거대한 물고기의 펄떡거리는 심장소리까지, 그 모든 소리들이 철벅철벅 몰려온다. 기억의 강이란 이렇게도 깊고 푸른 모습인 것일까? 강가에 앉아 그 모든 소리들보다 더 투명하며 그녀의 젖은 머리칼보다 더 짙은 기억의 소리를 건져 올리려 애쓰지만 내 손끝에 남은 것은 기억도, 소리도 아닌 그저 눈물과도 같은 시간의 흔적뿐이다.



신천 - 시간의 강가에서

by B&W posted Dec 0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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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새운 날은 그 밤의 크기만큼이나 강의 그림자가 깊어진다. 나이를 더할수록 강의 깊이는 알 수 없어지고 또 그만큼이나 낡아만 간다.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마치 벌레가 나뭇잎을 갉아먹는 것과도 같다. 때로는 드러나지 않는 것들이 더 명징하게 진실을 보여준다지만 새삼 이 꿈결같은 강가에 이러러서야 나는 비로소 금빛 시간의 벌레와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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