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신천동 - 골목

by B&W posted Apr 24, 2020

김경훈.jpg


오래된 골목에 하루가 저물어 간다. 여름날, 저 대문 담장 위로 가득 피었던 능소화는 다 어디로 가고 이제 낡은 시간만이 전설처럼 남아 있는가? 인생의 골목이란 그런 것인가? 저물어 가는 하루가 애닯프다.




신천동 - 꽃잎

by B&W posted Apr 12, 2020
김경훈.jpg


달동네  언덕 아래, 절벽의 견고한 성처럼 집들이 층층이 둘러싸고 있고 늦은 햇살 사이로 자전거를 끌고 가는 사람이 들어왔다. 겨울바람은 매서운데 파인더 속 세상은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하기만 하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 봄도 아닌데 담장의 꽃잎이 마치 나비처럼 날고 있다.




신천 - 풍경(風景)

by B&W posted Mar 29, 2020
김경훈


이른 아침의 신천은 수묵화 느낌이 난다. 마치 안개와도 같은 농담(濃淡)은 도시의 모호함과, 욕망과, 그 짙은 그림자마저도 품는다. 저 잠잠한 강 어디쯤에 내 청춘의 기억이 잠겨 있을까? 바람 한 점 없는 이른 아침, 신천에서는 모든 것이 풍경이 된다.




동인동 - 벽

by B&W posted Mar 29, 2020
김경훈


홍차를 마시다 문득 떠 올렸다. 파키스탄 홍차보다 더 아린 맛이 묻어나는 담쟁이 벽을 떠 올렸다. 메마른 시간을 넘어 내 가슴에 자라난 담쟁이는 어느 거리의 오후에서 잊히게 될까? 벽 속에 나를 끌어다 묻는다.




담 - 흔적

by B&W posted Nov 22, 2018
KKH00672ew.jpg


흔적은 시간의 길이만큼 깊은 법이다. 켜켜이 쌓인 시간은 누구의 기쁨이었고, 누구의 분노였으며 누구의 슬픔과 누구의 즐거움이었을까? 오늘따라 오르막이 더욱 가파르다




담 꽃

by B&W posted Nov 22, 2018
KKH02552_Dew.jpg


 한 여름, 도시의 회색 담장 화단에 꽃이 피었다. 골목 끝에서 바람이 불어와 꽃을 흔들었다. 꽃은 바람에 제 몸을 맡긴 채 흔들리디가, 흔들리다가 그렇게 담장에 흔적으로 남았다.


TAG •

담 - 벽화

by B&W posted Nov 22, 2018
KKH02014er.jpg


담은 햇살 비치는 하늘이고, 때로는 일렁이는 바다가 되기도 하며, 들판의 바람이 되기도 된다. 그 담에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꽃은 들어가 하나가 된다. 마치 원래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그렇게 벽화가 된다




공(空) - 담과 시간

by B&W posted Nov 22, 2018
KKH00294er.jpg


요즘 은하수 사진들이 참 많이 올라옵니다. 볼 때마다 별의 반짝임과 그 오랜 시간들이 늘 새롭게 느껴지곤 합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현재는 없고 과거와 미래만이 있다고 말입니다. 시간적 의미상으로는 맞는 말이겠지만 그런 논리대로라면 과거는 이미 지났으므로 존재하지 않아야 하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므로 없는 것이나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삶이 그렇다면 참으로 허망합니다. 그런 점에서 사람의 시간은 무(無)가 아니라 공(空)일 것입니다.




담 - 모태

by B&W posted Nov 22, 2018
KKH01295ew.jpg


담에 오후의 햇살이 부딪쳐 부서지고 있었다. 마치 모태의 사진처럼 박동소리가 들렸다. 그동안 그처럼 찾았던 것은 정녕 무엇이었을까? 담장 위에 봄날의 짧은 해가 그렇게 저문다.




Board Pagination Prev 1 Nex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