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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고분에서 - 그리움

by B&W posted Oct 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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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오후의 햇살이 고분 위에 봄처럼 눕는다. 언제였던 것일까? 금계국 가득 피어나 온 산에 노란빛으로 물들었던 날은, 꽃보다 진한 그리움이 가슴속에서 그렇게 미어지게 피던 날은...



소리 - 마음

by B&W posted Oct 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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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를 건너다 멈춰 선 그가 보는 것은 무엇일까? 저 일렁이는 심연에 무엇이 있길래 저리도 골똘한 모습으로 강을 응시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러다 문득 마음의 소리는 듣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리 - 울음

by B&W posted Oct 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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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 옆 억새가 운다. 그녀만큼이나 갸날픈 잎새가 흔들리며 운다. 깊고도 깊은 시간이 가늘디도 가는 몸짓으로 그렇게 운다. 벚꽃 흐드러지게 피던 날, 고분 한 편에서 그녀가 운다. 소리도 없이 억새가 운다.    



소리

by B&W posted Oct 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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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같은 먼지를 뚫고 해가 솟아오르는 소리, 멈춘듯한 강 아래로 물이 흐르는 소리, 깃털보다 더 가벼운 새의 날갯짓 소리, 그리고 어느새 다가온 봄이 귓가에 속삭이는 소리, 아! 세상은 온통 '소리'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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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 - 겨울을 보내며

by B&W posted Oct 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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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묘같이 까슬한 흑백의 시간도 이제는 보내야 할 때다. 도둑과도 같은 봄날은 사방에서 아우성인데 얼마나 많은 낮과 밤을 겪어야 다시 너를 만나게 될까? 보내는 모든 것들은 아쉬움이 남는 법이라지만 봄꽃보다 더 짙은 이 그림자는 도대체 어찌해야 할까? 




계산동(桂山洞) - 과거길

by B&W posted Oct 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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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동래에서 문경새재를 거쳐 한양까지 이어지던 길이었으리라. 약재 냄새가 가득한 골목에 물동이를 머리에 인 아낙네며, 좌판을 펴고 앉은 할머니, 아이를 업은 엄마와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들은 여전히 말이 없고 길 위의 무수한 이야기들은 그저 뒷골목 벽화 속의 화석으로 남았다. 골목 위로 시간이 다시 째깍거리고 무심한 자전거가 지나간 자리엔 '따르릉' 소리가 풍경(風磬)처럼 남아 흔들린다. 




다시 염매시장(廉賣市場)에서

by B&W posted Oct 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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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염매시장(廉賣市場) 골목은 마치 혼잡한 터널처럼 번잡스럽다. 입구와 출구 모두 어묵집이 성황이다. 그런 탓에 한결 더 시장이 시장다워지는지도 모르지만 어디 '삶'이 '시장(市場)'에만 있으랴? 저마다의 시간은 그 길 위에서 번성하기도 하며 때로는 흔적 없이 사라지기도 하는 것임을, 삶이란 그저 그런 것임을...  




신천동 - 봄 꽃

by B&W posted Oct 2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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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한 조각이 마치 연기처럼 높다란 지붕 위에 걸렸다. 해 그림자 골목에 눕고 나면 밥 짓는 연기며 생선 굽는 냄새가 골목을 가득 메울까? 가로등 불빛 사이로 바쁜 귀가의 발걸음 너머, 온 가족 도란도란 모여않아 오래전 기억 속 그 '봄꽃' 피울 수 있을까?


신천동 - 바보

by B&W posted Jun 0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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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에서 초로의 두 사람이 내렸다. 어디서 전작이 있었는지 취기를 어둠에 남기고 익숙한 모습으로 가게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문득 '중국산이 아닙니다'는 어느 나라의 생수 브랜드가 떠올랐다. 시대의 역설적 표현인지, 순진무구함에 대한 차별적 전략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지만 어쩌면 우리 모두는 바보가 그리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향수가 어둠보다 더 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천동 - 밤

by B&W posted Jun 0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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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에 어둠이 내린다. 길고도 깊은 어제의 어둠이 아직도 골목에 쌓인다. 눈 내리는 풍경이 이랬던가? 삶은 걸음처럼 끊어지다가 흔들린다. 어둠이 눈처럼 쌓인 길 위로 나도, 그도,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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