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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아양교 - 기억(記憶) 혹은 존재(存在)

by B&W posted Apr 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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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속, 도시의 해는 조금 더 늦게 떠오른다. 공간이 상대적인 것처럼 그렇게 시간도 상대적으로 흐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느 누군가의 기억이라는 공간 속에서 또 다른 나는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을까? 이제는 희미한, 그 스무 살의 아침이 아리도록 그립다. 



신천동 - 화석(化石)

by B&W posted Apr 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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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동 언덕 골목의 담은 높고도 짙다. 언덕의 높이만큼 삶의 흔적 또한 쌓이고 또 쌓였으리라. 나는 이 아득한 골목의 심연에서 문득 멸종한 물고기의 '화석(化石)'을 떠올린다. 그네들의 삶도, 내 사진도 언젠가 물고기의 비늘과도 같은 화석 한 조각으로 남을 수 있을까? 


신천 - 유년(幼年)의 기억

by B&W posted Apr 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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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한다는 것은 현실과 과거의 사이에 놓여 있는 징검다리를 건너는 것과 별단 다르지 않다. 미세먼지가 가득하던 어느 날, 신천의 강가에서 나는 모래처럼 반짝이던 유년(幼年)의 기억을 그렇게 한 움큼 건져 올렸다.



신천 - 일모도원(日暮途遠)

by B&W posted Apr 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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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면 새들은 저마다의 집으로 돌아간다. 사람들도 새삼 분주한 모습으로 그렇게 하루를 걷고 나면 얼마 남지 않은 빛 자락은 더 선명한 모습으로 강 속 깊이 눕는다. '일모도원(日暮途遠)', 나 저 황혼의 끝에 어떤 모습으로 서게 될까?



신천 - 봄의 길목

by B&W posted Mar 3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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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가 보다. 긴 강을 지나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그렇게 봄이 다가오는가 보다. 나무들이며 하늘이며 사람들까지, 이미 신천은 온통 새 계절의 물기를 가득 머금고 있다. 시간은 언제나 떠밀려 사라져 가는 것일까? 꽃망울 터지듯이 찬란하던 청춘의 날들은 기억에 남아 있기나 할까? 아직 오지도 않은 봄이 못내 처연하다.



시장 - 연연(戀戀)하다.

by B&W posted Mar 3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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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과도 같은 시장 골목에 서서 나는 그들의 일상과 눈빛을 애써 외면한 채 나의 시간과 나의 사랑을 떠 올린다. 입구와 출구는 같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 마음은 자꾸 밖으로만 향한다. 이 오래된 시장 골목에 그림자처럼 누워있는 흔적은 무엇일까? 어쩌면 나는 아직도 지나간 시간과 빛바랜 사랑을 더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신천 - 새

by B&W posted Mar 2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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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살아나게 하는 것은 움직임이다. 사람이든, 새든, 나뭇가지나 물결의 흔들림이든 움직임은 살아 있음을 반증한다. 어쩌면 산다는 것도 그러하다. 일상에서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는 그 순간이란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 일인가?



북지장사 가는 길

by B&W posted Mar 2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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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북지장사 가는 길의 소나무 숲에 다녀왔습니다. 그간 필름으로만 소나무 숲을 담아 왔었는데 처음으로 디지털로 담아보니 또 새롭기만 합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같은 장소, 같은 시간대라 하더라도 피사체는 천의 모습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문득, 환영처럼 저 숲길을 휘적이며 지나던 주지 스님이 떠오릅니다.



신천동 - 성(城)과 골목

by B&W posted Mar 2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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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동 산동네 골목에 오후의 짧은 햇살이 스친다. 골목을 둘러싼 성(城)들은 날마다 자란다. 마치 여름날 담쟁이덩굴처럼 동네보다, 산보다, 더 높게 자란다. 더 이상 밀려날 곳이 없는 사람들의 끝에서 그렇게 성(城)은 더 빨리, 더 크게 자라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디를 다녀오는 것일까? 그들이 지나간 겨울 골목에 긴 그림자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거리 - 10시 10분이 지나네

by B&W posted Mar 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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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10분이 막 지났네. 조조할인 영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한 무리의 소녀들이 아침의 새들처럼 지저귀며 지나네. 10시 10분을 막 지난 시간이 극장 앞에 서 있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더듬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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