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은
바닷가에서나
혹은 산,
이름 있는 곳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 깊은
가슴속 어딘가
항상
떠 오르고 있음을
나는
믿는다.
일출은
바닷가에서나
혹은 산,
이름 있는 곳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 깊은
가슴속 어딘가
항상
떠 오르고 있음을
나는
믿는다.
그냥 오토바이가 지났을 뿐인데 마음 한구석이 이토록 아린 이유는 무엇일까? 오토바이가 사리진 골목길 위로 12월 마지막 오후가 그렇게 눕고 있다.
문득,
빈센트 반 고흐의
'노란 집(The Yellow House)'이
떠올랐다.
고흐도 분명 이 거리를
사랑했으리라.
그 길을 지나본 사람은 안다.
오후의 시간이 노을처럼 누울 때,
누구나 나무가 되고
그림자가 된다는 것을.
기도는 간절함을 담는다. 그녀가 홀로 마주하고 있는 신과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어쩌면 모든 것이 그렇듯 본질의 명확함은 간절함의 거리에 비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내게 있어서 사진도, 신도, 여전히 멀기만 하다.
크리스마스 이브, 신천동 골목을 걸어간다. 유치원에서 나온 아이들이 엄마 손을 붙잡고 재잘거리며 지나기도 하고 때로 청년의 종종걸음은 이내 시야에서 사라지기도 한다. 오후의 늦은 빛이 어느 집 앞에 모여있다. 고개 숙인 그녀의 순간은 사진으로 남을 수도 있겠지만 청춘의 그 짧은 기억들은 이제 흔적마저도 가물거린다. 시간의 골목길에 볕이 저물어가고 있다.
빛은 어둠이 있어 빛난다. 어둠은 모태와 같은 망망대해이며 끝도 없는 시간의 심연과도 같다.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시작은 어디이며 끝은 또 어디에 있는가? 성당 한켠에서 난 오지 않을 고도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