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신천동 - 흔들리는 초상

by B&W posted Mar 04, 2020
H1904455er.jpg


신천동 거리의 밤은 깊어지는 것이 아니라 옅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옅어진 밤 사이로 한껏 취기가 오른 사람들이 지나거나 아직도 흥이 남아있는 사람들이며 뒤늦은 바쁜 걸음들이 옅은 어둠을 대신 채우기도 한다. 그러다 거리의 불빛이 하나 둘 잦아들면 다시금 하루가 시작되고 전봇대의 전단이며 빈 박스 사이로 어제의 초상이 그림자처럼 남아 흔들린다.




신천동 - 어느 눈부신 날에

by B&W posted Mar 03, 2020
H1904518er.jpg


기억이란 어쩌면 오늘과 어제의 모자이크로 남는 것인지도 모른다. 신천동, 어느 후미진 골목을 골목을 오르면서 나는 이 골목의 한 켠에 놓여진 어제와, 이 골목을 지나는 사람들의 오늘과 마주한다. 내일이 어디쯤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골목사이로 쏟아지는 가을 햇살이 참으로 눈부시기만 하다. 




신천동 - 계량(計量)

by B&W posted Feb 27, 2020
H1904335er.jpg


삶은 계량(計量)이다. 전기나 가스의 계량기와 같이, 도처에 놓여 있는 지표와도 같이, 사람과의 관계나 집단 속에서의 소통지수와도 같이, 세상은 온통 계량의 단위로 채워져 있다. 한낮, 저 햇살 속으로 들어가는 그녀가 남긴 그림자는 얼마만큼의 무게를 가지는 것일까? 




신천 - 파도(波濤)

by B&W posted Feb 25, 2020
H1904282er.jpg


아직 여름이 채 가시지 않은 초가을 신천에 파도가 인다. 오후는 아직도 등 뒤에 걸려 있는데 하늘에서부터 짙은 구름이 몰아치고 내 마음도 덩달아 파도처럼 일렁거린다, 깊지 않은 마음이란 이리도 흔들리기 쉬운 것인가? 상처가 아무는 것이 이리도 쉽지 않은 것인가?




신천 - 심우(心雨)와 심우(尋牛)

by B&W posted Feb 25, 2020
H1904259er.jpg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쏟아질듯하다. 이런 날은 가까이 있는 것들보다 멀리 있는 것들이 더 선명히 다가선다.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기억 속의 거리가 마주 닿을 듯 가까워지면 심우(心雨)가 쏟아지리라. 비 내리는 이 깊은 마을의 어디쯤에서 나는 심우(尋牛)를 만나게 될까? 아니 만날 수나 있을까?




신천 - 나비효과

by B&W posted Feb 24, 2020
H1903590er.jpg


신천에 구름이 가득하다. 어느 먼 곳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구원이 보이지 않는 신전의 세상에서 변화도, 혁명도 어쩌면 그렇게 오는 것이리라. 




신천 - 거리(距離)

by B&W posted Feb 21, 2020
H1903616er.jpg


적당한 거리(距離)가 필요할 때가 있다. 아주 가깝지도, 아주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리하면 모든 것들을 다 설명하고 보여줄 필요도 없이, 드러내서 강조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다. 사람과의 관계도 그러하고 자연과의 교감도 그러하며, 본질에 대한 깨달음 또한 그러하리라. 적당한 거리에서 적당히 전해지는 긴장감이 요즘은 참으로 좋기만 하다. 




신천 - 파문(波紋)

by B&W posted Feb 21, 2020
H1902955er.jpg


여름 한가운데를 지나는 신천에 물이 줄어 들었고 그만큼의 갈증은 매미 울음소리처럼 빈 하천에 가득하다. 이제 이 나이쯤이 되면 웬만한 것에도 조금은 초연(超然)해지기 마련이건만 여전히 지나는 바람의 조그만 몸 짓에도, 귓가를 스치는 작은 소리 하나에도 파문(波紋)이 인다. 신천에 비라도 한껏 내렸으면 좋겠다.




신천 - 여름, 어느 흐린 날

by B&W posted Feb 21, 2020
H1903161er.jpg


신천에는 저마다의 색이 있다. 그 색은 수백, 수만의 농담(濃淡)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나무들, 건물들, 자동차, 사람들처럼 실체화(實體化)되기도 한다. 여름, 어느 흐린 날, 신천의 짙은 구름은 도시를 닮았다. 언제라도 비가 쏟아질듯한, 그래서 더 후텁지근한 욕망과 뜨거운 광기를 머금고 있다. 풍족한 잠자리와 이상의 첨탑과 그리고 이들을 잇는 권력 사이에 신천이 있다. 아는 듯, 모르는 듯, 그렇게 소리 없이 흐르고 있다.




신천 - 그곳으로 가자

by B&W posted Dec 20, 2019
H1902235er.jpg


신천으로 가자. 좁고도 짧은 지하도를 지나, 햇살 눈부신 그곳으로 가자. 걸어서 가면 어떻고 자전거를 타면 또 어떠랴? 오후의 햇살이 타는 듯 가슴에 박혀도 그곳으로 가자. 피 흘리는 가슴 부여잡고 짙푸른 수의를 입은 그녀가 손짓하는 그곳으로 가자.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Nex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