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길에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탔습니다. 마치 사람들이 빛 속으로 사라지는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날마다, 매 순간마다 각자의의 세계로 사라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퇴근 길에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탔습니다. 마치 사람들이 빛 속으로 사라지는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날마다, 매 순간마다 각자의의 세계로 사라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잠깐 사이에 버스에 사람이 오르고 그림자처럼 환영이 보였을 때, 버스가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버스는 마치 이웃집 토토로의 고양이버스와 같이 어둠속으로 긴 궤적만 남기고 이내 사라졌습니다. 어디선가 방울소리만 또렸하게 울립니다. 신천동 버스정류장의 밤은 또 그렇게 깊어갑니다.
대낮의 도시는 눈이 부시다 못해 시리다. 시린 눈으로 바라보는 도시는 그저 아득하고 멀기만 하다. 잿빛의 아파트도, 자동차의 소음도, 아이들의 열띤 얼굴빛조차 분간할 수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