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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신천 - 사이

by B&W posted Mar 30, 2020
김경훈


대봉교와 수성교 사이에 겨울 강이 흐르고 센트로펠리스와 동부교회 사이에는 세련된 도시의 욕망이 그림자처럼 이어져 있다. 오랜 시간, 서로를 비켜 온 당신과 나 사이에 무엇이 남아 있길래 마음 한켠이 이토록 아린가? 눈 비비고 강 속을 들여다보니, 아득한 기억이 꿈결처럼 잠들어 있다. 




신천 - 풍경(風景)

by B&W posted Mar 29, 2020
김경훈


이른 아침의 신천은 수묵화 느낌이 난다. 마치 안개와도 같은 농담(濃淡)은 도시의 모호함과, 욕망과, 그 짙은 그림자마저도 품는다. 저 잠잠한 강 어디쯤에 내 청춘의 기억이 잠겨 있을까? 바람 한 점 없는 이른 아침, 신천에서는 모든 것이 풍경이 된다.




동인동 - 벽

by B&W posted Mar 29, 2020
김경훈


홍차를 마시다 문득 떠 올렸다. 파키스탄 홍차보다 더 아린 맛이 묻어나는 담쟁이 벽을 떠 올렸다. 메마른 시간을 넘어 내 가슴에 자라난 담쟁이는 어느 거리의 오후에서 잊히게 될까? 벽 속에 나를 끌어다 묻는다.




동부시장

by B&W posted Mar 26, 2020
김경훈


동인동 끝자락 동부시장은 그 긴 시간의 끝에 서 있다. 도시에서 어쩌면 재개발은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수십 년 이곳의 삶은 또 어디로 옮겨가 희미한 기억으로 남게 될까? 다시금 '김해통닭'의 닭볶음탕을 맛볼 수나 있을까? 어둑한 골목의 전등이 자꾸만 희미해진다.




신천 - 지하도

by B&W posted Mar 25, 2020
김경훈


지하도를 지난다. 지하도 이쪽에서 저쪽의 빛을 들여다본다. 출구와 입구의 결정은 양자역학의 관점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어쩌면 본다는 것, 산다는 것도 마찬가지리라. 그런데 그게 참 어렵다. 




신천 - 소묘(素描)의 계절

by B&W posted Mar 24, 2020
김경훈


소묘(素描)의 계절이 왔다. 까쓸까쓸한 소묘의 계절이 왔다. 나무들은 저마다의 살갗을 온전히 드러내고 세련된 욕망과, 빌딩 뒤의 허무한 그림자와, 눈길조차  없는 차가운 도시의 소리는 점점 더 확연해진다. 때로 검거나 흰 것이 더 명확할 수도 있는 법이지만 마른 시선으로 어찌 젖은 삶의 너머를 볼 수 있을까? 풀잎이 눕는 강 너머로 소묘의 계절이 또 찾아왔다.




외발자전거

by B&W posted Mar 23, 2020
김경훈


때로는 산다는 것이 외발자전거를 타는 것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균형을 잃는 한순간에 넘어지는 것이 비단 이것뿐만은 아니겠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느끼게 하는 그 위태스러운 모습이 닮았다.


사진에 있어 구도가 주는 불안정성은 불편함과 더불어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럼에도 어떤 피사체는 그 불안한 무게의 힘을 충분히 견뎌낼 뿐만 아니라 균형을 만들기도 한다.


사진도, 산다는 것도 그런 것은 아닐까? 중심을 잃지 않으면 어느 것과도 견줄 수 있는 무게와 가치를 가진다는 것을...




신천 - 아침 속으로

by B&W posted Mar 22, 2020
김경훈


신천교 아래로 자전거들이 달려 나갔다. 지나온 시간들을 뒤에 두고, 때로는 기억을 묻어두며 그렇게 줄지어 달려가는 것이 인생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저 빛나는 아침햇살을 향해 달려가는 많은 사람들의 앞날이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 슬픔보다 기쁨이 조금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신천 - 징검다리

by B&W posted Mar 21, 2020
김경훈


기억이 과거와 현실의 모자이크듯이 징검다리는 과거와 현실을 이어주는 통로와도 같다. 그 징검다리 위로 사람들이 지나가고 앞서간 시간도, 함께 가는 세대도, 뒤따르는 회한도 기억이 되어 강에 쌓인다. 그리하여 어느 날 문득, 징검다리에서 건져 올리는 눈부신 기억의 비늘들이여!




신천동 - 폐업 정리

by B&W posted Mar 20, 2020
김경훈


별것 없는 거리에 늘 붙는 '폐업 정리' 전단이 바람에 날린다. 저런 류의 전단이 어제오늘은 아니지만 텅 빈 거리와 어쩌다 그 앞을 지나는 사람들의 걸음과 몸짓을 통해 또 다른 현실이 된다. 사진도, 산다는 것도 참 쉽지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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