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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선(線)과 면(面), 그리고 기억(記憶)

by B&W posted Dec 2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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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線)과 면(面)이 만나면 공간(空間)이 된다. 공간은 다시 누군가의 기억(記憶)이 되고 기억은 시간(時間)의 흔적(痕跡)으로 남는다. 고분군에서 나는 아득한 선과 면의 기억을 더듬고 있다.



다시 아양교에서

by B&W posted Dec 2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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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소리에 눈을 떴다. 풀 향기 가득한 그녀의 젖은 머리카락이 그리워졌다. 다시금 찾은 어제의 강가에도 비는 내리고 그녀의 빈자리만 휑하니 남아있다.



아양교에서

by B&W posted Dec 2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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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였을까? 새벽의 강과, 물 안개와, 일출이 문득 떠오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꿈인 듯 현실인 듯 새벽의 강에서 나는 물기 가득한 그녀의 머리결을 건져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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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동 - 눈 오는 날

by B&W posted Dec 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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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城)으로 가는 언덕 골목길에 눈이 내린다. 사박사박 쌓이는 눈을 지나는 그녀의 빨간 우산이 골목에 가득 찼다. 문득 벽화 속에 사는 사람들이 궁금해졌다. 언덕 골목에 또다시 눈만 내리고 이윽고 성으로 향하는 길도, 나도 벽화처럼 눈 속에 묻혔다.



신천교

by B&W posted Dec 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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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인 것일까? 신천교를 지나는 그녀의 걸음이 빠르다. 가로등 위의 비둘기들은 그녀의 바쁜 월요일 아침을 무심히 지켜보고 있고 쌓일 듯  말 듯 한 눈처럼 강바람도 그렇게 스치고 지난다.



신천동

by B&W posted Dec 1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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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이 시간의 연속이라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기억의 한 단면으로만 남는다. 끊어진 필름을 잇듯, 어쩌면 그 단면의 사이에 채워지는 것들은 길거나 혹은 짧은 삶에 대한 여백일지도 모른다. 어느 날 오후, 나는 신천동 그 골목의 끝자락에서 희미한 내 그림자를 밟고 서 있다.



출구(出口)

by B&W posted Dec 1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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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과 수평이 정확히 일치할 때의 안정감 못지않게 기울어지거나 어긋나 보이는 프레임은 극적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삶도 이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광장(廣場)

by B&W posted Dec 1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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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밀실과 광장이 맞뚫렸던 시절에, 사람은 속은 편했다. 광장만이 있고 밀실이 없었던 중들과 임금들의 시절에, 세상은 아무 일 없었다. 밀실과 광장이 갈라지던 날부터, 괴로움이 비롯했다. 그 속에 목숨을 묻고 싶은 광장을 끝내 찾지 못할 때,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최인훈 '광장' 중에서)


안타까운 노릇이지만 밀실이 밀실이 아니고, 광장이 광장이 아닌 마당에 밀실도 없고 광장 또한 없다.



영주 가흥동 마애삼존불

by B&W posted Dec 0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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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디지털 카메라 사용비중이 높으면서도 여전히 흑백사진을 즐겨 찍는 이유는 피사체의 이야기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컬러사진을 흑백으로 변화하는 것이 아닌 흑백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흑백의 마음으로 소리로 들어 본 사람은 압니다. 얼마나 큰 경험과 즐거움을 주는지 말입니다. 



역(驛)

by B&W posted Dec 0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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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였을까? 내게 역(驛)이란 '사평역에서'와 같은 아련함으로 먼저 다가온다. 단 한 번도 사평역에 가본적 없지만 역에 대한 느낌은 낡은 대합실과 흰 눈과 톱밥 난로며 톱밥을  던져 넣을 때마다 톡톡거리며 타올랐다가 이내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시간 속으로 마침내 마지막 열차의 긴 숨소리와 때를 맞추어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사람들 사이로 마치 오래된 소품처럼 그 자리에 남아있는 한 여인의 모습이다.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 그믐처럼 몇은 졸고 /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 청색의 손 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 만지작 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 모두들 알고 있었다. /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 쓴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 그래 지금은 모두들 /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 자정 넘으면 /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장을 달고 /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 사평역에서 / 곽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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