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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신천동 - 오후

by B&W posted Apr 06, 2020

김경훈 bwlab 오후


그 길을 지나본 사람은 안다.
오후의 시간이 노을처럼 누울 때,
누구나 나무가 되고
그림자가 된다는 것을.





신천동 - 꽃잎

by B&W posted Apr 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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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동네  언덕 아래, 절벽의 견고한 성처럼 집들이 층층이 둘러싸고 있고 늦은 햇살 사이로 자전거를 끌고 가는 사람이 들어왔다. 겨울바람은 매서운데 파인더 속 세상은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하기만 하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 봄도 아닌데 담장의 꽃잎이 마치 나비처럼 날고 있다.




역 - 플랫폼에 서면

by B&W posted Feb 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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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플랫폼에 서면 언제나 설렌다. 아득한 시절, 철길 위를 지나는 기차소리가 가슴속 깊은 곳에 박혀있는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역 플랫폼에 들어서면 아직도 가슴이 저만치서부터 뛴다. 저 빛살의 폭포 사이를 사이를 가르고 금방이라도 기차는 기적을 울리며 들어설듯하고 나는 엄마 손을 꼭 쥔 일곱 살 소년이 된다. 기억의 치환(置換)이란 이런 것인가?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나를 찌르고 있다. 




신천 - 사이

by B&W posted Mar 30, 2020
김경훈


대봉교와 수성교 사이에 겨울 강이 흐르고 센트로펠리스와 동부교회 사이에는 세련된 도시의 욕망이 그림자처럼 이어져 있다. 오랜 시간, 서로를 비켜 온 당신과 나 사이에 무엇이 남아 있길래 마음 한켠이 이토록 아린가? 눈 비비고 강 속을 들여다보니, 아득한 기억이 꿈결처럼 잠들어 있다. 




신천 - 바람

by B&W posted Apr 1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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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메마른 가슴에 강바람의
파문이 남는다.
겨울 강이 쓸쓸하다.
너도 그럴까?





동신교 - 인연(因緣)

by B&W posted Nov 2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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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볕이 가늘어졌다. 사람들은 마지막 남은 케이크 조각을 음미하듯이 빛살에 몸을 맡기고 있다. 난 여전히 그 틈에서 관광객의 시선으로 바다와 하늘을 보고, 오후의 햇살과 그 속의 사람들만 바라보고 있다. 오후의 햇살이 더 작아졌다




지하철 - 시선(視線)

by B&W posted Feb 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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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첫차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어떤 이는 쪼그리고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고 또 어떤 이는 누군가의 시간을 지켜보고 있다. 그러고 보니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시간은 항상 천천히 흐르기 마련이고 시간이든, 물질이든 소비되는 모든 것들은 항상 상대적이다. 마치 내 흐릿한 시선(視線)처럼...




신천 - 나비효과

by B&W posted Feb 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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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에 구름이 가득하다. 어느 먼 곳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구원이 보이지 않는 신전의 세상에서 변화도, 혁명도 어쩌면 그렇게 오는 것이리라. 




동인동 - 벽

by B&W posted Mar 29, 2020
김경훈


홍차를 마시다 문득 떠 올렸다. 파키스탄 홍차보다 더 아린 맛이 묻어나는 담쟁이 벽을 떠 올렸다. 메마른 시간을 넘어 내 가슴에 자라난 담쟁이는 어느 거리의 오후에서 잊히게 될까? 벽 속에 나를 끌어다 묻는다.




고도를 기다리며

by B&W posted Apr 02, 2020
김경훈 고도를 기다라며


빛은 어둠이 있어 빛난다. 어둠은 모태와 같은 망망대해이며 끝도 없는 시간의 심연과도 같다.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시작은 어디이며 끝은 또 어디에 있는가? 성당 한켠에서 난 오지 않을 고도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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