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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신천동 - 깊고도 높은 골목

by B&W posted Jun 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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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깊고도 높은 언덕 골목의 끝은 어디쯤일까? 골목을 바삐 오르는 사람의 발소리도, 그것을 지켜보는 나도 숨이 가쁘다.




비 오는 날

by B&W posted Jun 2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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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고 낡은 골목에 비가 내린다. 오래전 입춘도 지났으니 봄비가 틀림은 없으련만 골목엔 아직도 겨울이 그림자처럼 남아 있다. 이 비 그치고 귓가에 바람이 살랑거리면, 담장 아래 다시금 새싹이 돋아나면, 지나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지면 봄이 온 것일까? 정말로 그 봄이 다시 온 것일까?




신천동 - 오후

by B&W posted May 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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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가 저문다. 마치 낙엽처럼, 노년처럼, 그렇게 오후가 저문다. 내 청춘의 봄날은 다 어디 가고 희미한 봄날의 기억만 편린처럼 남아 이렇게 저물어 가는 것인가? 혼자 돌아가는 귀갓길은 또 얼마나 멀고 캄캄할까?




신천동 - 한 켠

by B&W posted May 1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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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를 갈고 커피를 내린다. 짙은 커피를 마시면서도 달달한 다방커피가 또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낡은 사진의 달달한 그 맛이 그리운 것일까? 아니면 실없는 농담이 오가는 다방의 달달한 풍경이 새삼 그리운 나이가 된 것일까?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사진을 들여다본다. 도시의 한 켠이 마치 커피처럼 쓰다. 




신천동 - 화석(化石)

by B&W posted Apr 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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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동 언덕 골목의 담은 높고도 짙다. 언덕의 높이만큼 삶의 흔적 또한 쌓이고 또 쌓였으리라. 나는 이 아득한 골목의 심연에서 문득 멸종한 물고기의 '화석(化石)'을 떠올린다. 그네들의 삶도, 내 사진도 언젠가 물고기의 비늘과도 같은 화석 한 조각으로 남을 수 있을까? 


신천동 - 밤

by B&W posted Jun 0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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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에 어둠이 내린다. 길고도 깊은 어제의 어둠이 아직도 골목에 쌓인다. 눈 내리는 풍경이 이랬던가? 삶은 걸음처럼 끊어지다가 흔들린다. 어둠이 눈처럼 쌓인 길 위로 나도, 그도,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걷고 있다. 


그림자

by B&W posted May 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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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오후가 또 길게 눕는다. 날마다 짙어지는 봄 햇살에도 바이러스는 온통 도시를 엄습하고 침묵의 불안한 그림자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언제쯤이면 햇살이 다시금 햇살이 되고, 그림자가 그림자가 되며 봄 결 위를 상큼 걷는 발걸음이 될까? 




신천동 - 하늘

by B&W posted May 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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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비 오더니 바람이 오래도록 분다. 학교 운동장엔 아이들 하나 보이지 않고 아이들이 그려놓고 갔을까? 하늘에는 온통 장난과도 같은 그림들이 맴돌다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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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동 - 바보

by B&W posted Jun 0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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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에서 초로의 두 사람이 내렸다. 어디서 전작이 있었는지 취기를 어둠에 남기고 익숙한 모습으로 가게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문득 '중국산이 아닙니다'는 어느 나라의 생수 브랜드가 떠올랐다. 시대의 역설적 표현인지, 순진무구함에 대한 차별적 전략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지만 어쩌면 우리 모두는 바보가 그리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향수가 어둠보다 더 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천동 - 노을

by B&W posted Apr 1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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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동네 성당 너머로 첫날이 저문다.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하루가 다시금 첫 날로 돌아와 눕는다. 언제 종소리가 울린 적이 있었던가? 아릿한 시간 너머로 노을이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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