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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신천 - 봄의 길목

by B&W posted Mar 3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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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가 보다. 긴 강을 지나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그렇게 봄이 다가오는가 보다. 나무들이며 하늘이며 사람들까지, 이미 신천은 온통 새 계절의 물기를 가득 머금고 있다. 시간은 언제나 떠밀려 사라져 가는 것일까? 꽃망울 터지듯이 찬란하던 청춘의 날들은 기억에 남아 있기나 할까? 아직 오지도 않은 봄이 못내 처연하다.



신천 - 여운(餘韻)

by B&W posted Feb 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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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컹철컹, 기차가 신천철도교 위를 지난다. 저 기차는 어디로 향하는 길이길래 이토록 긴 여운으로 남아 귓가를 맴도는 것일까? 누군가 "아쉬움이 사진의 맛"이라고 했지만 난 여전히 내 사진에서 아쉬움을 넘어 부족함을 본다. 철길 위를 지나는 기차소리처럼, 신천 강변을 지나는 저들의 뒷모습처럼, 내 사진도 긴 여운의 맛을 남겼으면 좋겠다.




신천 - 그곳으로 가자

by B&W posted Dec 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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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으로 가자. 좁고도 짧은 지하도를 지나, 햇살 눈부신 그곳으로 가자. 걸어서 가면 어떻고 자전거를 타면 또 어떠랴? 오후의 햇살이 타는 듯 가슴에 박혀도 그곳으로 가자. 피 흘리는 가슴 부여잡고 짙푸른 수의를 입은 그녀가 손짓하는 그곳으로 가자. 




신천 - 빈 방

by B&W posted Feb 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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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동안 무책임한 자연의 비유를 경계하느라 거리에서 시를 만들었다. 거리의 상상력은 고통이었고 나는 그 고통을 사랑하였다. 그러나 위대한 잠언이 자연 속에 있음을 나는 믿는다. 그러한 믿음이 언젠가 나를 부를 것이다. 나는 따라갈 준비가 되어있다. 눈이 쏟아질듯하다." -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 시작(詩作) 메모 중에서 -


그가 잠언을 찾아 떠난 빈 집에서, 빈 방에 홀로 남은 그의 쓸쓸한 사랑의 그림자를 보고 있다. 나는 아직도 그 빈 방에 들어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들어서야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렇게 몇 년째 나무처럼 서 있다. 빈 집에 가녀린 햇살이 잠긴다. 



신천동 - 기억

by B&W posted Jul 0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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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내 기억 속 그 시간이나 이 마을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신천 - 새

by B&W posted Mar 2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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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살아나게 하는 것은 움직임이다. 사람이든, 새든, 나뭇가지나 물결의 흔들림이든 움직임은 살아 있음을 반증한다. 어쩌면 산다는 것도 그러하다. 일상에서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는 그 순간이란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 일인가?



신천교

by B&W posted Dec 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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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인 것일까? 신천교를 지나는 그녀의 걸음이 빠르다. 가로등 위의 비둘기들은 그녀의 바쁜 월요일 아침을 무심히 지켜보고 있고 쌓일 듯  말 듯 한 눈처럼 강바람도 그렇게 스치고 지난다.



신천 - 징검다리

by B&W posted Jan 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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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오랜 기억 속 징검다리가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국민학교 2학년쯤이었을까? 과수원 앞, 개울 위로 무수히 날던 고추잠자리와, 징검다리 사이를 감아 흐르던 물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한데 그 시절 친구들과 푸른날들의 시간은 다 어디로 가고 여기에 나만 홀로 있는 것일까? 신천, 돌다리 앞에서 시간의 강을 건너고 있다.



신천 - 소묘(素描)

by B&W posted Jan 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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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들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사람과의 관계도 그러하고 사진 또한 그러하다. 늘 옆에 있는 신천이지만 '소묘(素描)'와도 같이 사각거리는 풍경이 참으로 좋다.



신천동 - 성(城)과 골목

by B&W posted Mar 2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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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동 산동네 골목에 오후의 짧은 햇살이 스친다. 골목을 둘러싼 성(城)들은 날마다 자란다. 마치 여름날 담쟁이덩굴처럼 동네보다, 산보다, 더 높게 자란다. 더 이상 밀려날 곳이 없는 사람들의 끝에서 그렇게 성(城)은 더 빨리, 더 크게 자라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디를 다녀오는 것일까? 그들이 지나간 겨울 골목에 긴 그림자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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