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안동 개울가에 바람이 분다. 산에서 내려온 바람이 백안동 개울가에 다다라 갈대처럼 떤다. 점령군처럼 버티고 선 겨울의 개울가는 가혹하다 못해 잔인하다. 이 동네의 시간이 그러했던 것처럼…
백안동 개울가에 바람이 분다. 산에서 내려온 바람이 백안동 개울가에 다다라 갈대처럼 떤다. 점령군처럼 버티고 선 겨울의 개울가는 가혹하다 못해 잔인하다. 이 동네의 시간이 그러했던 것처럼…
도시는 목신(牧神)의 숲이다. 이 도시의 숲에도 아이들이 산다. 아이들을 목신의 숲으로 이끈 것은 목신의 유혹인가? 어른들의 욕망 때문인가? 도시의 목신은 욕망의 또 다른 얼굴이다.
신천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데, 세상만 변했다. 아니, 나만 변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