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흔들리면 어떻고, 피사체가 움직인들 어떠리? 핀이 안 맞아도 그 느낌, 그 분위기만 산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난 이런 사진이 좋다.
좀 흔들리면 어떻고, 피사체가 움직인들 어떠리? 핀이 안 맞아도 그 느낌, 그 분위기만 산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난 이런 사진이 좋다.
가로등 불빛 아래 흔들리는 걸음을 봅니다.
내 마음도 불빛따라 그만큼 흔들립니다. 아버지가 되고 보니 조금이나마 아버지를 알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따라 술 한잔이 생각납니다.
어느 날이었던가?
햇볕 따스한 겨울 담장 아래에 산 듯, 죽은 듯 서 있는 너를 보았다.
너의 이름을 부르면 다시 꽃이 되어줄까?
문득 네가 아프도록 그립다.
가끔 기계를 통해 나오는 내 목소리에서 낯섦과 만나듯
장막 너머 낯선 그림자를 통해 가끔은 나를 만나기도 한다.
재개발 서명 참여를 독려하는 현수막이 낡아 너덜거린다.
아마도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으리라.
사실 신천동은 도심의 양극화를 극명하게 볼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언덕은 경계선이고 그 경계를 따라 대개 삶의 방식도 나뉜다.
그렇지만 난 건너편 언덕의 삶보다 이곳에서 마주한 삶의 모습에 더 편안함과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비단 내 삶의 모습이 그들과 별단 다르기 않다는 동류의식 때문만은 아니리라.
올 해에는 소수를 위한 재개발 사업보다는 이 동네에 사는 수 많은 삶을 아름답게 하는
골목재생, 도심재생 프로젝트와 같은 사업이 진행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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