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신천 - 미몽(迷夢)

by B&W posted Dec 01, 2019
H1901953er.jpg


어디로 가는가? 쏟아지는 햇살이 뜨거운 입김으로 묻는다. 어디로 가는가? 강 위를 지나는 바람이 귓가에 속삭인다. 어디로 가는가? 도시의 욕망이 등 뒤에 매달린다. 어디에 서 있는가? 아! 내 시간이 미몽(迷夢)에 갇혔다. 




신천 - 맛

by B&W posted Dec 01, 2019
H1902352er.jpg


저녁이 내리면 신천은 하루를 안아 눕는다. 그냥 가슴에 안는 것이 아니라 아침이 빌딩 숲에 걸릴 때까지 깊이, 오래도록 품어 삭힌다. 출근길의 종종거림도, 한낮의 뜨거움도, 천변에 남겨진 구름의 그림자도, 서산에 기울어지는 노을의 그 아쉬움까지도 젓갈 삭히듯, 그렇게 제 새끼처럼 품는다. 아! 그래서였구나! 이렇게 신천에 서면 곰삭은 맛이 나는 까닭은...



신천 - 노을

by B&W posted Mar 05, 2020
H1904744_Der.jpg


하늘이 다소곳이 물들었다. 강 건너 둑과 가로수에 이르기까지 지나간 계절의 흔적은 아직도 도처에 남아있는데 너의 마음은 마치 드러난 강바닥과 같이 상처투성이다. 다가갈수록 상처는 더 확연히 드러나는 법인가? 네 오래된 상처에 노을보다 붉은 봉숭아 물, 한 점 들이고 싶다. 




신천 - 나비효과

by B&W posted Feb 24, 2020
H1903590er.jpg


신천에 구름이 가득하다. 어느 먼 곳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구원이 보이지 않는 신전의 세상에서 변화도, 혁명도 어쩌면 그렇게 오는 것이리라. 




신천 - 꿈

by B&W posted Jan 17, 2019

KKH07402er.jpg


보이지 않을 때, 더 멀리 보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빌딩과, 하늘과, 그리고 다리와 먼산에 이르기까지 보이는 것들을 넘어 석양에 빛나는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던 것들은 정녕 무엇이었을까? 문득 가슴이 뛰고, 나도 작은 바위처럼 아득한 봄날의 꿈을 꾼다.



신천 - 기억의 강

by B&W posted Mar 16, 2020
Kyounghun Kim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난 빈자리에 저녁이 물들기 시작한다. 세월은 그렇게 강물처럼 흘러 지금에 왔는데 이제는 흔적마저도 희미한 그 기억의 그림자는 마치 환등기의 한 장면처럼 멈춰서 있다. 어쩌면 기억의 강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잠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어느 날 문득, 물고기처럼 솟아올라 햇볕에 반짝이는 비늘로 온통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것인지도 모른다.




신천 - 그곳으로 가자

by B&W posted Dec 20, 2019
H1902235er.jpg


신천으로 가자. 좁고도 짧은 지하도를 지나, 햇살 눈부신 그곳으로 가자. 걸어서 가면 어떻고 자전거를 타면 또 어떠랴? 오후의 햇살이 타는 듯 가슴에 박혀도 그곳으로 가자. 피 흘리는 가슴 부여잡고 짙푸른 수의를 입은 그녀가 손짓하는 그곳으로 가자. 




신천 - 겨울을 보내며

by B&W posted Oct 30, 2019
KKH08655er.jpg


소묘같이 까슬한 흑백의 시간도 이제는 보내야 할 때다. 도둑과도 같은 봄날은 사방에서 아우성인데 얼마나 많은 낮과 밤을 겪어야 다시 너를 만나게 될까? 보내는 모든 것들은 아쉬움이 남는 법이라지만 봄꽃보다 더 짙은 이 그림자는 도대체 어찌해야 할까? 




신천 - 거리(距離)

by B&W posted Feb 21, 2020
H1903616er.jpg


적당한 거리(距離)가 필요할 때가 있다. 아주 가깝지도, 아주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리하면 모든 것들을 다 설명하고 보여줄 필요도 없이, 드러내서 강조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다. 사람과의 관계도 그러하고 자연과의 교감도 그러하며, 본질에 대한 깨달음 또한 그러하리라. 적당한 거리에서 적당히 전해지는 긴장감이 요즘은 참으로 좋기만 하다. 




신천 - 갈대

by B&W posted Apr 26, 2020
김경훈.jpg


흐린 날 강가의 갈대가 눕는다. 새들도, 바람도 하나 없는데 그림자처럼 옆으로 눕는다.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20 Next
/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