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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신천 - 겨울을 보내며

by B&W posted Oct 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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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묘같이 까슬한 흑백의 시간도 이제는 보내야 할 때다. 도둑과도 같은 봄날은 사방에서 아우성인데 얼마나 많은 낮과 밤을 겪어야 다시 너를 만나게 될까? 보내는 모든 것들은 아쉬움이 남는 법이라지만 봄꽃보다 더 짙은 이 그림자는 도대체 어찌해야 할까? 




신천 - 거리(距離)

by B&W posted Feb 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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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거리(距離)가 필요할 때가 있다. 아주 가깝지도, 아주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리하면 모든 것들을 다 설명하고 보여줄 필요도 없이, 드러내서 강조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다. 사람과의 관계도 그러하고 자연과의 교감도 그러하며, 본질에 대한 깨달음 또한 그러하리라. 적당한 거리에서 적당히 전해지는 긴장감이 요즘은 참으로 좋기만 하다. 




신천 - 갈대

by B&W posted Apr 2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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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 강가의 갈대가 눕는다. 새들도, 바람도 하나 없는데 그림자처럼 옆으로 눕는다.




시장 골목에서

by B&W posted Feb 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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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빛바랜 포장 사이로 어둑한 시장 골목길이 드러난다. 지나는 사람이야 얼마 되지도 않고, 그 흔한 좌판도 이제 보이지 않지만 세월의 그림자는 곳곳에 얼룩처럼 남아있다. 인간의 삶이라는 게 시장의 흥망성쇠(興亡盛衰)와 별반 다를 것이 무엇인가? 시장의 길이 다하면 다른 길로 이어지듯, 내 삶의 길도 다하면 어디로 이어질까? 차라리 영영 소멸(消滅) 이었으면 좋겠다.




시장 - 혼자 가는 길

by B&W posted Feb 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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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뒤, 골목길을 지나간다. 어제를 지나, 오늘을 넘어, 내일의 길을 꼬불꼬불 지나간다. 플라타너스 잎이 바람에 흔들려 바스락거리고 짙은 커피향이 골목에 흔적처럼 남아 있다. 내 삶의 뒤안길도 이러할까? 시장 뒤, 어둑한 골목길을 나 홀로 걸어가고 있다.



시장 - 연연(戀戀)하다.

by B&W posted Mar 3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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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과도 같은 시장 골목에 서서 나는 그들의 일상과 눈빛을 애써 외면한 채 나의 시간과 나의 사랑을 떠 올린다. 입구와 출구는 같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 마음은 자꾸 밖으로만 향한다. 이 오래된 시장 골목에 그림자처럼 누워있는 흔적은 무엇일까? 어쩌면 나는 아직도 지나간 시간과 빛바랜 사랑을 더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시간의 무덤

by B&W posted Dec 2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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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없다, 현재라고 인식하는 순간 이미 그것은 과거가 된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늘 시간의 무덤 위에 서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시간의 궤적

by B&W posted Mar 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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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시간은 저마다 다를지도 모른다. 지하도 무빙워크 위에서 난 불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깊은 바닷속 끌림과도 같은 시간의 궤적과 마주한다.



수줍은 꽃

by B&W posted Nov 2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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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뒤, 화단 구석진 곳에 꽃이 피었습니다. 어제는 보지 못했던 꽃이 피었습니다. 좀 전에 만난 아이처럼 그렇게 수줍게 피었습니다.




수성교 아래서

by B&W posted Apr 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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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이다. 인생의 다리 밑으로 햇빛이 가장 많이 들 때는 한낮이 아닌 늦은 오후인 것을, 나는 누구에게 마지막 남은 빛이 될 수 있을까? 아니 한 조각 빛이라도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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