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있어서 신의 영역은 어디까지 일까? 늘 그렇듯이 계산에도 저녁이 오고, 밤도 오며, 새벽 또한 꿈결 속에 올 것이다.
삶에 있어서 신의 영역은 어디까지 일까? 늘 그렇듯이 계산에도 저녁이 오고, 밤도 오며, 새벽 또한 꿈결 속에 올 것이다.
그 옛날 동래에서 문경새재를 거쳐 한양까지 이어지던 길이었으리라. 약재 냄새가 가득한 골목에 물동이를 머리에 인 아낙네며, 좌판을 펴고 앉은 할머니, 아이를 업은 엄마와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들은 여전히 말이 없고 길 위의 무수한 이야기들은 그저 뒷골목 벽화 속의 화석으로 남았다. 골목 위로 시간이 다시 째깍거리고 무심한 자전거가 지나간 자리엔 '따르릉' 소리가 풍경(風磬)처럼 남아 흔들린다.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서 B 컷으로 분류된 사진. 그러나 삶에 있어서 B 컷이란 없다.
도시에 어둠이 내리면 사람들은 투명해지다 못해 어느 순간엔가 사라지고, 도시의 불빛만이 어둠 속 고양이 눈동자처럼 강렬히 빛난다.
어디에서 닭은 울었는가? 또 하루는 이렇게 오고 가는데 금궤 속의 알은 언제쯤 그 껍질을 깨고 나올 수 있을까? 버티고 선 삶들이 처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