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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지하도

by B&W posted Jul 0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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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긴 지하도를 벗어날 수가 있기는 할까?

존재의 증명

by B&W posted Mar 1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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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그림자가 더 명징하게 존재를 증명하는 법이다. 보이는 실존은 순간이지만 기억의 그림자로 남는다는 것은 어쩌면 더 오래도록 존재를 증명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 누구에게 기억으로 남아 있게 될까? 아니 기억의 한켠에 그림자만이라도 남았으면 좋겠다. 아!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 무슨 부질없는 염원인가? 존재하지 않는데 증명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정류장

by B&W posted Feb 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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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어제처럼 버스정류장에 다시 어둠이 짙어지고 지나는 사람들의 흔적도 시간처럼 흐르고 있다. 




유년의 골목

by B&W posted Apr 1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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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과도 같은 언덕 길의 겨울 볕이 더욱 짧아졌다. 쪽빛 속에 열려 있는 저 창문은 누가 두고 떠난 것일까? 유년의 골목이 그립다. 




요새와 바다

by B&W posted Nov 2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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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가 닫혀진 공간이라면 바다는 열려진 공간입니다. 요새와 바다는 닫혀진 공간과 열려진 공간과의 경계이자 충돌지점입니다.  어쩌면 새로운 문화는 이렇게 접점의 충돌로 형성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외발자전거

by B&W posted Mar 2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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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산다는 것이 외발자전거를 타는 것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균형을 잃는 한순간에 넘어지는 것이 비단 이것뿐만은 아니겠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느끼게 하는 그 위태스러운 모습이 닮았다.


사진에 있어 구도가 주는 불안정성은 불편함과 더불어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럼에도 어떤 피사체는 그 불안한 무게의 힘을 충분히 견뎌낼 뿐만 아니라 균형을 만들기도 한다.


사진도, 산다는 것도 그런 것은 아닐까? 중심을 잃지 않으면 어느 것과도 견줄 수 있는 무게와 가치를 가진다는 것을...




영주 가흥리 암각화와 마애삼존불상

by B&W posted Nov 2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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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의 기원이 천년전 신라시대로 이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몇 백년 후, 아니 몇 천년 후 우리의 기원은 어떤 형태로 남게 될런지 참으로 궁금하기도 합니다. 




영주 가흥동 마애삼존불

by B&W posted Dec 0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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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암벽에 부조(浮彫) ∙ 선각(線刻) 등으로 불상을 나타낸 것을 마애불(磨崖佛)이라고 합니다. 영주 가흥리 도로변 강가 바위면의 불상도 마애삼존불로 불립니다. 자연암벽을 이용한 연꽃과 꽃, 사실적 형태는 통일신라 시대의 경향을 보여주는 특징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같은 바위면 한 켠에는 선사시대의 암각화가 새겨져 있어 천년의 세월을 넘어서는 기원의 이어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종교적인 관점을 넘어 마애불이 지니고 있는 염원이 더욱 생생히 느껴지는 그런 모습입니다. 아무튼 국민 모두의 염원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영주 가흥동 마애삼존불

by B&W posted Dec 0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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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디지털 카메라 사용비중이 높으면서도 여전히 흑백사진을 즐겨 찍는 이유는 피사체의 이야기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컬러사진을 흑백으로 변화하는 것이 아닌 흑백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흑백의 마음으로 소리로 들어 본 사람은 압니다. 얼마나 큰 경험과 즐거움을 주는지 말입니다. 



역(驛)

by B&W posted Dec 0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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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였을까? 내게 역(驛)이란 '사평역에서'와 같은 아련함으로 먼저 다가온다. 단 한 번도 사평역에 가본적 없지만 역에 대한 느낌은 낡은 대합실과 흰 눈과 톱밥 난로며 톱밥을  던져 넣을 때마다 톡톡거리며 타올랐다가 이내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시간 속으로 마침내 마지막 열차의 긴 숨소리와 때를 맞추어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사람들 사이로 마치 오래된 소품처럼 그 자리에 남아있는 한 여인의 모습이다.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 그믐처럼 몇은 졸고 /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 청색의 손 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 만지작 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 모두들 알고 있었다. /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 쓴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 그래 지금은 모두들 /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 자정 넘으면 /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장을 달고 /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 사평역에서 / 곽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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