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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Photograph Story

사진이야기

신천동 - 계량(計量)

by B&W posted Feb 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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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계량(計量)이다. 전기나 가스의 계량기와 같이, 도처에 놓여 있는 지표와도 같이, 사람과의 관계나 집단 속에서의 소통지수와도 같이, 세상은 온통 계량의 단위로 채워져 있다. 한낮, 저 햇살 속으로 들어가는 그녀가 남긴 그림자는 얼마만큼의 무게를 가지는 것일까? 




신천동 - 가을의 끝에서

by B&W posted Mar 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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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아랫동네 재개발지역, 가을이 낙엽처럼 뒹굴고 있다. 사그락 사그락, 플라타너스 잎들은 길 위에 눈처럼 쌓이다 흩날리고 얼마 남지 않은 오후의 빛살은 가늘게 부서지며 눕는다. 이 가을의 끝은 왜 이리도 허전한가? 햇살과, 낙엽과, 시간과,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기억의 편린들이여, 이 가을의 끝에서 나도 그 비명들과 함께 묻힌다.




신천동 - Adieu 2019

by B&W posted Apr 0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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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오토바이가 지났을 뿐인데 마음 한구석이 이토록 아린 이유는 무엇일까? 오토바이가 사리진 골목길 위로 12월 마지막 오후가 그렇게 눕고 있다. 




신천동

by B&W posted Dec 1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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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이 시간의 연속이라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기억의 한 단면으로만 남는다. 끊어진 필름을 잇듯, 어쩌면 그 단면의 사이에 채워지는 것들은 길거나 혹은 짧은 삶에 대한 여백일지도 모른다. 어느 날 오후, 나는 신천동 그 골목의 끝자락에서 희미한 내 그림자를 밟고 서 있다.



신천교

by B&W posted Dec 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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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인 것일까? 신천교를 지나는 그녀의 걸음이 빠르다. 가로등 위의 비둘기들은 그녀의 바쁜 월요일 아침을 무심히 지켜보고 있고 쌓일 듯  말 듯 한 눈처럼 강바람도 그렇게 스치고 지난다.



신천 - 화석과 욕망 사이

by B&W posted Dec 0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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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린 디음 날, 보(洑)의 물이 빠지자 신천의 속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심연과도 같이 깊고 푸르던 물빛 대신, 시간의 화석들이 상처처럼 드러나고 그 깊은 흔적에서 도심의 강을 메웠던 도도한 욕망의 흐름을 새삼 떠올린다. 가려진 것들, 켜켜이 쌓이고 덮여진 거품을 걷어내면 너의 그림자라도 만나게 될까? 뼈만 앙상하게 남은 내가 신천에 서 있다. 




신천 - 풍경(風景)

by B&W posted Mar 2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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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의 신천은 수묵화 느낌이 난다. 마치 안개와도 같은 농담(濃淡)은 도시의 모호함과, 욕망과, 그 짙은 그림자마저도 품는다. 저 잠잠한 강 어디쯤에 내 청춘의 기억이 잠겨 있을까? 바람 한 점 없는 이른 아침, 신천에서는 모든 것이 풍경이 된다.




신천 - 파문(波紋)

by B&W posted Feb 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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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한가운데를 지나는 신천에 물이 줄어 들었고 그만큼의 갈증은 매미 울음소리처럼 빈 하천에 가득하다. 이제 이 나이쯤이 되면 웬만한 것에도 조금은 초연(超然)해지기 마련이건만 여전히 지나는 바람의 조그만 몸 짓에도, 귓가를 스치는 작은 소리 하나에도 파문(波紋)이 인다. 신천에 비라도 한껏 내렸으면 좋겠다.




신천 - 파도(波濤)

by B&W posted Feb 2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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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여름이 채 가시지 않은 초가을 신천에 파도가 인다. 오후는 아직도 등 뒤에 걸려 있는데 하늘에서부터 짙은 구름이 몰아치고 내 마음도 덩달아 파도처럼 일렁거린다, 깊지 않은 마음이란 이리도 흔들리기 쉬운 것인가? 상처가 아무는 것이 이리도 쉽지 않은 것인가?




신천 - 징검다리

by B&W posted Jan 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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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오랜 기억 속 징검다리가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국민학교 2학년쯤이었을까? 과수원 앞, 개울 위로 무수히 날던 고추잠자리와, 징검다리 사이를 감아 흐르던 물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한데 그 시절 친구들과 푸른날들의 시간은 다 어디로 가고 여기에 나만 홀로 있는 것일까? 신천, 돌다리 앞에서 시간의 강을 건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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