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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og

유료라고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by B&W posted Mar 15, 2016

얼마 전 하드디스크를 정리하다가 실수로 외장하드를 모두 초기화 했습니다. 당연히 파일은 물론이고 파티션까지 전부 날아간 상황이 되었습니다. 확인해보니 그 간의 연구자료는 물론이고 가족들의 사진, 흑백필름 스캔까지 모두 날아갔습니다. 잠시 아무생각도 들지 않고 내가 무슨 짓을 했나 싶더군요. 전날 서버문제로 밤샘한 것이 화근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아무튼 날렸으니 복구해야 할 차례였습니다. 십여년 전, 다른 회사에 근무할 때 직장동료가 시스템 파일은 물론 중요한 문서파일을 날린 적이 있었습니다. 교동 컴퓨터 가게에 맡겼는데, 그 위에 다시 운영체제를 덮어쓰다보니 파일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은 낮아보였고 파일복구 업체에서도 그렇게 말했던 모양입니다. 어차피 날린거 제가 한번 해보겠다고 했고, 그당시 '파이널 데이터'라는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복구를 시도했고, 문서 전부는 아니었지만 가장 중요한 문서들의 상당부분을 복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파이널데이터'에 대한 제 개인적인 신뢰는 매우 높았습니다.

 

이후, 그러한 문제를 격지 못하다가 며칠 전 엉겹결에 실수하게 되었고, 예전의 경험을 되살려 '파이널데이터 3.0'으로 복구를 시도했습니다. 지운 것이 파일 몇 개가 아니라 수 많은 양의 폴더와 파일들 이었으니 당연히 전문가 복구를 선택했고, 프로그램은 약 3일간 복구할 파일들을 찾기 시작하더군요. 그런데 찾은 폴더며, 파일들이 제각각으로 들어 있었습니다. 원래의 폴더명에는 아무 것도 없거나 전혀 다른 폴더에 파일이 들어가 있기도 하고 상위 폴더 없이 하위폴더만 있는 경우도 많아서 복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만만한 일이 아닌듯 했습니다. 더구나 일부 테스트로 복구해 본 사진의 경우, 정보들이 사라진 덕분인지 용량도 매우 작아져 있었고, 사진도 마치 물 빠진 듯한 색감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원본사진이 아닌 복구본 사진으로 전혀 의미가 없는 형태였습니다.

 

이때부터 하루 내내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고 드디어 Testdisk 7.0 프로그램을 발견히게 되었습니다. dos 형태의 프로그램이라 익숙하지 않은 측면도 있었지만 복구를 시도해 보았스니다. 사실 이때만 하더라도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추전한 사람도 있는 반면, 소위 전문 복구프로그램 업체의 사람들은 오히려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기 대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파티션 복구 및 검색도 매우 빨럈을 뿐만 아니라 테스트로 복구한 문서나 파일 모두 원본의 정보는 물론 크기까지 동일했습니다. 더구나 이 프로그램은 무료였습니다. 지금 가족앨범을 복구하고 이어서 필름사진 스캔폴더를 복구하고 있습니다.

 

유료라고 꼭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순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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